1996년 1월 16일 화요일
해외여행 (셋째날)
행선지: 싱가폴 인도네시아
- 포태닉 가든 -
우리나라에서는 "가든"은 음식점 이름인데 이곳은 멋진 공원이었다.
처음 보는 열대의 큰 나무들과 잘 정리된 공원은 우리나라의 식물원 같다.
줄기가 빨간색이라서 '맆스틱 야자'라는 나무가 가장 많았다.
뿌리가 다시 땅위로 올라와 나뭇가지에 붙어 꽃을 피우는 신기한 나무도 있었다.
향기가 짙은 예쁜 꽃이 있었는데 왼쪽 머리에 꽂으면 애인이 없고 오른쪽에 꽂으면 애인이 있고 뒤쪽은 따라오지 말라는 뜻인데 아줌마들은 왼쪽에 꽂아서 우리는 깔깔 웃어댔다.
나는 우리 엄마 아빠 오른쪽에 꽂아 드렸다.
동그랗고 단단한 큰 돌이 물위에 떠있는데 여자들이 많이 돌리면 아들을 낳는다고 해서 나는 엄마에게 예쁜 여자동생을 낳아 달라고 마구 돌렸더니 모두 웃었다.
이곳 잔디는 우리나라 보다 잎이 넓은데 보는 잔디가 아니고 밟고 즐기는 잔디라고 했다.
더 뛰어 놀고 싶었는데 멋진 공원을 떠나야 했다.
서양 난도 내키 보다 크고 무더기로 피어 있는 멋진 공원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 쥬룡새 공원 -
쥬롱새라는 새가 있는 줄 알았는데 쥬롱이라는 동네에 있는 새 공원이었다.
너무 넓어서 모노레일을 타고 각종 새들을 보았다.
싱가폴은 온 도시가 깨끗해서 먹이가 없기 때문에 날아갔다가 도로 새 공원으로 돌아오니까 가두어 키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새 공원이라서 인지 큰 바늘은 큰 새 모양 작은 바늘은 작은 새 모양의 새시계도 있었다.
Bird sho는 어떻게 훈련을 시켰을 까?
조련사들의 지시대로 잘 따르는 새들이 신기했다.
자전거도 타고 전화도 받고 인사도 잘하고 공굴리기 시합도 하고 손님들이 들고 있는 세 개의 훌라우프도 통과 했다.
아! 재미있다. 짝짝짝<-(윤하 박수 소리)
점심은 고려정이라는 한식집이다.
된장찌개, 김치, 불고기, 감자조림, 오이지, 생선, 양배추, 된장쌈. 와 ~ 군침 넘어간다.
집에서는 먹기 싫던 김치도 이렇게 맛이 있다니.
- 악어 농장 -
아니? 왠 악어가 이렇게 많담!
귀여운 새끼 악어들, 기형 악어, 큰 악어(80kg), 다리가 잘린 악어 등 놀랄 만큼 많았다.
악어는 혀가 없는데 입을 벌리고 있으면 휴식 중이란다.
한번 입에 들어온 것은 놓지 않아서 자기들 끼리도 다친다고 했다.
2~5년 키우면 악어가죽 상품을 만드는데 많이 움직이는 옆구리 가죽이 제일 비싸다고 했다.
같이 여행온 아줌마 들은 악어백, 지갑, 벨트 등을 사는데 우리 엄마는 악어 구경에 정신이 없다.
우리 엄마는 돈이 없는 걸까?
엄마가 안사니까 아빠한테 내 시계 사달라고 많이 조를 수가 없어서 싫다.
'어머니 다른 사람들처럼 반지, 목걸이도 사고 제발 핸드백도 좀 사세요'
- 멀라이언 공원 -
해변가에 있는 공원인데 재미있는 사자상이 있었다.
머리는 사자인데 몸은 물고기다.
인어 공주를 흉내냈나?
- 인도네시아 바탕섬 -
배를 타고 40분 걸렸다.
싱가폴은 잘 사는 나라. 이곳은 못사는 곳.
버스도 고물이고 냄새가 났다.
가이드는 왕서방 형이다. (형: 따끄)
중국인 이라는데 우리말을 너무 잘했다.
이 섬은 싱가폴보다 1시간 젊다고 했다.
한국인이 하루에 500명 이상이 관광 온다니 놀랍다.
우리나라 못사는 산골 같다.
사원에 갔는데 맨발로 물건을 파는 아이들이 있었다.
"이거 1000원이에요 싸요 사세요"
더러운 옷을 입은 아이가 우리말을 하며 따라 다닌다.
땅콩은 작았지만 짜고 맛있다.
해변가에 도착하니 싱가폴처럼 듀리 호텔이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었다.
지붕은 야자 껍질로 되어있고 방가로 식인데 야자수와 해수욕장이 잘 어울어져 영화에서 처럼 멋졌다.
칵테일을 마시며 사진도 찍었다.
- 바탕섬 원주민 마을 -
발가 벗은 아이도 있고 맨발의 아이들이 망고와 조개를 들고 " 1달러, 1000원 " 하면서 따라온다.
망고를 샀는데 먹을 수 없어서 버렸다.
가게에서는 모자를 판다.
"1개에 천원 5개에 오천원 싸요 사세요 예뻐요 여러 가지 색깔 많이 있어요"
우리말을 잘 하는게 신기했다.
이 모자는 싱가폴에서 1개에 오천원이었다.
원주민 여자 아이들이 예쁜 옷을 입고 춤을 추는데 얼굴도 예뻤다.
아저씨가 야자 열맬ㄹ 칼로 다듬어서 빨대랑 주셨다.
참외 맛이었는데 맑고 깨끗했다.
현지 요리로 저녁을 먹는데 나는 먹을 수가 없었다.
배추와 열무 비슷한 야채에 고춧가루가 조금 섞인 김치는 짜고 밥은 기다란 쌀로 푸슬 거렸고 오징어 튀김도 이상하게 생겼다.
조개, 미나리 볶음, 새우도 싫어서 안먹었다.
이곳 형아가 삼인조 밴드에 맞추어 우리나라 노래를 참 잘불렀다.
나도 그 형이랑 남행 열차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우리 아줌마가 노래를 부르셨다.
가사를 까먹었는데 그 형이 가르쳐 주었다.
신기한 일이다.
"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우리말로 인사하고 차에 탔다.
"아빠까빠르르..........." = "안녕하세요"
왕서방 형아도 우리 노래를 잘 불렀다.
'돌아와요 부산항, 남행열차, 소양강 처녀.....'
재미있는 중국말로 우릴 웃겼다.
쇠똥이 -> 오징어 튀김
딲그 -> 형님
따지 -> 누님
성이 김가면 김딲그 안가면 안딲그 신가면 신딲그 조씨는 조딲그
조형님 안녕하세요 -> 조딲그 니씨팔놈아
우리 모두 배꼽잡고 웃었다.
선착장에 도착하여 왕서방 형이랑 안녕 한다.
나는 이곳에 와서 일본 사람들의 나쁜 점을 알았다.
우리나라만 빼앗은 줄 알았는데 이곳 까지 빼앗았다니 기가 막혔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작은 섬나라 일본한테 왜 졌을까? 다시는 그런일이 없을 거다.
한국의 김윤하가 있으니까.
싱가폴 호텔에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배가 고프다고 했더니 아빠가 슈퍼를 찾아 나가시고 나는 엄마랑 샤워하고 일기를 썼다.
아버지는 먹을 것을 한 아름 사오시고는 가이드 아줌마가 안내한 쇼핑센터의 가격이 너무 비쌌다고 하셨다.
같은 물건인데 훨씬 싸다고 했다.
같은 한국 사람인데 왜 바가지를 씌웠을 까?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 했는데 이상한 아줌마다.
아! 알았다. 우리 엄마가 그래서 안사셨구나.
상현네 식구도 시내 구경 나왔단다.
일기랑 기록장만 없었으면 나도 시내 구경 갔을텐데-
엄마가 얄밉다.
같이 여행 온 열 한가구 24명중 어린이는 진해에서 온 7살 짜리 상현이와 나, 2명인데 상현이는 영어를 잘한다(아! 부럽다)
나한테는 "형님 윤하 형님" 하면서 잘 따른다. 상현이가 있어서 심심하니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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