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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 도인촌

1996 1 1일 월요일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 도인촌

 

밤에 갑자기 열이 나고 머리가 아파서 엄마를 깨웠다.

엄마가 물수건으로 열을 식혀 주시고 아침에 약을 사먹어서 덜 아팠지만 다 귀찮았다.

부두에 갔으나 배타고 섬에 가는 것도 싫고 유람선 타는 것도 싫어서 차에 누워 있기만 했다.


엄마는 그냥 돌아 가자고 했다.

아빠는 사량도는 포기하고 지리산 청학동에 가서 맑은 공기나 마시고 가자고 하셨다.

엄마가 뒤에 타서 내 머리를 찬 물수건으로 닦아 주셨다.

엄마 무릎을 베고 누우니까 좋았다.


청학동 도인촌에는 TV에서 본 댕기 머리 도인들은 안보이고 한문공부하는 아이들만 청학 서당에 많이 이썼다.

도시에서 방학동안에 한문공부를 하러온 아이들은 四字小學을 외우고 있었다.


초가 지붕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참 신기했다. 

도인촌 옆에는 삼성궁이 있었다.

입구에서 300미터 쯤 올라가니 징이 매달려 있고 세번치고 기다리는 곳이라고 써있었다.

~ ~~~~~ ~~~~~~~~~~~

엄마가 시키는 대로 징을 3번 쳤지만 무서워서 가슴이 떨렸다.


삿갓쓰고 옛날 옷을 입은 머리가 긴 어른이 나타나서 문을 열어 주시고 구경온 우리들 중 어른 한 사람에게 옛날 옷을 입으라고 하셨다.

나는 마음 속으로 아빠가 입으세요 했는데 아빠는 못 들으셔나?

서운하게 다른 아저씨가 입으셨다.


머리 긴 아저씨의 말씀을 듣고 삼성궁을 돌아 본다.

엄마는 마이산 탑보다 더 좋다고 하셨다.

나도 엄마 마음하고 같다.

돌탑, 맷돌 탑, 돌로 쌓은 용과 호랑이, 큰항아리, 공부하는 토굴, 도 닦는 칼과 활, 지도 모양의 연못, 단군성전, 천궁성전, 등등등....


우리 가족은 단군 성전 앞에서 한풀 선사라는 도인을 만났다.

삼성궁을 만드신 분인데 다른 때는 안 나오시지만 새해 1 1일이라 오셨단다.

그 분은 수염과 머리가 길었는데 형아처럼 젊었다.

생식을 하며 수련을 하면 늙지도 않는다고 말씀 하셨다.

한풀 선사님은 멀리서 잘 왔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삼성궁은 단군 할아버지를 모시고 훌륭하신 조상님들을 따르는 곳이라고 하셨다.

아빠등에 업혀 왔지만 참 좋은 곳에 왔다.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

그곳 아사달 찻집에서 아빠가 차를 사주셨다.

나는 따끈한 꿀차

엄마 아빠는 찬 솔잎차

찻집은 이상한 초가집이었는데 댕기머리 아저씨가 차를 가져다 주셨다.


분위기가 좋아서 우리식구는 한참 있었다.

윤하도 여기서 도 닦을래?”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