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0월 26일 일요일
영남알프스
천성산 (높이 312m), 원효산(922.2m)
위치: 경남 양산군 하북면
코스: 내원암>깔딱고개>천성산>원효산>원효암>흥룡사
산행시간: 6시간
동행: 잔디밭 산악회(회비 1인 35,000원)
무박산행 25일 저녁 10시 동대문 출발 26일 새벽 4시 도착
버스에서 자고 있는데 “윤하야 다왔다 일어나라”눈을 떠보니 밖은 깜깜하다.
"아빠 더 잘래 음냐 음냐....."
"안돼 등산해야지"
캄캄해서 앞이 안보인다.
무서워서 아빠손을 꼭 잡았다.
각자 후레쉬를 들고 산에 2시간 쯤 올라가서 모여 앉았다.
어둠속에서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준비해간 김밥과 따뜻한 보리차로 식사를 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누나 2명이 징징 짜다가 포기하고 오던길로 돌아갔다.
9살 짜리 김윤하도 참고 가는데 포기한 누나들은 바보같다.
나는 무섭지만 도깨비 장난 같이 재미도 있다.
날이 밝아 온다.
내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정상은 온통 억새밭이었다.
걷는 내모습이 안보여 엄마가 찾으실 정도다.
지뢰밭이 많은 산이라서 등산로를 벗어나면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
지뢰밭이라고 써있는 빨간 글씨를 볼때마다 다 가슴이 뛰었다.
겁이 나지만 아저씨들이 칭찬해주니 마음이 흐뭇하다.
다리가 아파도 열심히 걸었다.
흥룡사에서 부처님께 절을 했다.
'부처님 등산을 성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가 잘 걸은 상으로 버스 있는 곳까지 목마를 태워 주셨다.
버스 기사님이 자꾸 물으셨다.
"정말 네가 산을 두 개나 넘었니?"
"대단한 아이다"
산악회를 따라오니까 참 좋다.
버스 타고 올 때도 아저씨들이 먹을 것을 나눠 주시며 귀여워 해주셨다.
아저씨가 가르쳐 주신 중국말
"화장실이 어디에요?"
"웠다 똥쏴요?" 낄낄 킥킥 자꾸 웃음이 나왔다.
"다녀왔습니다. 집, 또리, 뿔소(인형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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