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식]
'가벼운 서양 요리'라는 뜻으로 한문으로는 (輕洋食)라고 부른다.
'1970~80년대에 중국집과 더불어 외식의 양대 산맥'이었다.
주로 돈까스, 햄버거 스테이크, 오므라이스를 팔았다.
어릴 때 나 또한 특별한 날이면 가족들이랑 동네 근처 서양 식당에 "쓱싹 쓱싹" 하러 가자고 말하며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걸쭉한 크림 스프가 나오고 식전 빵 현재의 모닝빵이 나온 후 넓고 큰 돈까스의 크기는 어린 나를 압도했다.
거기에 맛있는 소스까지!
추후 집에서 어머니께서 집에서 만들어 주시기 전까지는 유일하게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고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돈까스를 먹었던 '추억'이 있다.
[그릴]
1925년에 서울역 (그때는 경성역)에 '우리나라 최초로 들어온 서양 식당'이다.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예전 서울역에서 신 역사로 이전해왔다.
다양한 역사를 여쭤보기 위해 직원분께 여쭤보니 15~17년 전 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들만 와서 먹었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오픈된지는 그 이후라고 하신다.
6.25 때는 어땠었는지 여쭤보니 종업원분께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피난 가느라 영업을 안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확한 자료는 구 역사에 있을 수도 있는 말씀과 함께.
경양식이라고 하나 '그때 당시'에는 '제대로 된 양식 코스요리'가 주가 되었고 양식당 중에서는 가장 프랑스식 정찬에 어울리는 요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서울역 3층에 위치한 그릴]
중후한 느낌의 '중년의 종업원분들 양복'을 갖춰 입으시고 서빙과 안내를 해주신다.
가벼운 느낌보다는 조금 더 '고급 레스토랑'에 온 느낌이 강하다
[경양식 돈까스]
추억을 되살려 오늘은 경양식 돈까스를 먹으러 왔다.
일본식 돈까스와의 차이점은 두툼한 고기를 그대로 쓰지 않고 '고기를 넓게 다져서 만든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찍어 먹는 소스보다는 '부어먹는 소스'가 경양식 돈까스의 매력이었다.
가격대는 '14,000~55,000' 정도로 낮은 각격대는 아니다
하지만 '추억을 먹으러 온 느낌'으로 먹는다면 이 또한 값어치 있으니 주문하고 기다려본다.
주문하고 1분도 채 안 되어 샐러드와 크림 스프가 나온다.
와 ~! 이게 정말 얼마 만의 크림 스프인가!
다른 곳에서도 크림 스프는 많이 먹었지만 '옛날 그 맛'과는 조금 다르다.
아니면 옛날 그 맛을 기억하는 내 혀가 다르게 기억하는 것일지도
[그릴 돈까스 정식]
가네쉬와 밥과 함께 기다리던 경양식 돈까스가 나왔다.
역시 넓게 펴진 돈까스와 양송이버섯, 야채와 함께 만들어진 소스
그리고 흰밥
옛날엔 빵으로 하시겠는지 밥으로 하시겠는지 물어보았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깍두기도
가네쉬는 솔직히 내 입에는 너무 느끼하고 달았다.
옛날엔 이렇게 단 느낌이 아니었는데 크면서 입맛이 바뀌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으깬 감자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며 먹었다.
요즘은 돈까스 종류도 많고 일본식 돈까스가 인기가 많다.
나 또한 일식 돈까스를 주로 먹고 두툼한 돈까스를 선호한다.
하지만 경양식 돈까스 또한 '추억이라는 매력의 소스'는 이 모든 것을 상회하고도 남는다.
후식으로는 커피 콜라 사이다 등이 나오는데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린다.
고급 식당이라 그런지 커피 또한 맛이 있다.
창밖을 바라보며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그릴 맞은편 풍경]
94년의 역사를 지켜온 이곳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먹고,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을까
'나처럼 추억을 간직하러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리움으로 온 사람도, 혹은 만들러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역사가 오래된 곳은 그 나름대로의 중후함의 무게감으로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다음엔 구 역사에 가서 과거의 한국과 그릴의 역사를 보고 싶어졌다.
'추억이 담긴 경양식 돈까스'의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16,000원)
이곳에 와서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엔 부모님 모시고 와서 이제는 내가 대접해드리고 싶어졌다.
오래전 힘들게 살아오신 부모님은 아끼지 않고 나에게 이러한 맛있는 추억을 남겨 주셨으니 이제는 내가 추억을 남겨드릴 때가 맞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
[마무리]
그릴 돈까스 가격 16,000원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당
추억
느끼했던 가네쉬
'맛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까스 맛집] 강변역 병규 돈까스 (0) | 2019.06.12 |
---|---|
떡볶이 맛집[광진구 단오방 뚝배기 치즈 떡볶이] 찹쌀 탕수육 (0) | 2019.06.11 |
[초밥 맛집] 광진구 서경일식 (0) | 2019.06.03 |
[건대 코코이찌방야] 니쿠잔마이 (0) | 2019.06.02 |
[구의역 맛집] 원조 옛집 수제비 닭도리탕 (0) | 2019.05.31 |